건보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최고 3300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나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은 지난 24일 오후 5시 ‘흡연피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제기안’을 심의·의결하는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진료비를 담배회사로부터 환수하는 내용의 ‘담배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총 15명의 이사 중 13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는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소속 이사 2명을 제외한 11명의 이사들이 소송 안건에 모두 찬성, 가결됐다.

건보공단 이사회는 관계공무원(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 각 1명), 가입자대표(노동조합, 사용자, 시민, 소비자, 농어업인, 노인단체 각 1명), 공단 이사장, 상임이사(5명) 등 15명으로 구성됐으며 이사회는 정관에 따라 재적이사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김종대 이사장은 이사회 종료 후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오늘 회의는 이사회 재적인원 15명 중 13명 출석으로 개의, 과반수이상 찬성으로 의결됐으며 소송 규모 및 소송수행 시기, 대상, 방법 등에 대해서는 공단 이사장에 위임했다”면서 “이사회 의결에 따라 공단은 내부 변호사와 외부 전문변호사로 구성된 소송대리인단을 구성, 빠른 시일 내 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현재 공단은 소송 규모 결정을 위해 공단의 빅데이터, 국립암센터의 암환자 등록자료, 흡연력 확인이 가능한 한국인 암예방연구자료 등 총 238만명에 대한 19년간의 추적자료를 연계해 국내 법원에서 흡연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폐암(소세포암) 후두암(편평세포암) 환자에 초점을 맞춰 최대한 인정할 수 있는 범위의 진료비 손해를 산출하는 등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흡연력 확인방법에 따라 최소 130억원에서 최대 3326억원까지 산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 규모가 실무적으로 산출되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 동안 건보공단은 담배소송을 위해 오랜 기간 연구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담배 폐해의 객관적 증거를 확보했으며, 사회적 정의와 절차적 정당성에 부합하도록 정해진 규정과 절차에 따라 준비해 왔다”면서 “앞으로 공단은 담배소송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담배사업자 수익금의 일부를 흡연피해 치료비용에 사용하는 법안과 손해 및 인과관계의 입증책임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담배소송법의 입법을 병행 추진해 국민의 건강 증진과 재정누수방지를 위한 보험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