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은 최근 녹십자의 경영 참여 선언에 대해 “합의 없는 시너지는 어불성설”이라며 “불필요한 분쟁은 오히려 글로벌 제약기업 실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십자는 17일, 일동제약 보유지분을 기존 15.35%에서 29.36%로 두 배 가까이 늘리며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공시했다. 일동제약 윤원영 회장 등 최대주주 측과의 지분 격차도 4.8%포인트로 줄어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적대적 M&A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전망된다.

일동제약은 21일 보도 자료를 통해 “녹십자는 이번 지분 매입 전,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 이번 지분 매입 뿐 아니라, 지난 몇 년 간의 주식 매입 과정에서도 사전 정보공유는 없었으며, 보유목적은 단순 투자라고 공시했다”면서 “하지만 24일 일동제약의 임시주총을 앞둔 시점에 경영참여로 그 목적을 기습적으로 변경, 그 의도를 의심케 하고 있다. 시너지와 우호적인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신뢰와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무리한 차입을 통해서까지 주식을 매집한 의도가 과연 우호적 협력을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동제약은 최근 5년간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위해 적극적인 R&D투자와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자금 지출을 늘리고 경영역량을 집중하는 시기를 틈 타, 녹십자는 일동제약 지분 늘리기에 주력한 셈”이라며 “백신 등 독과점적 시장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 녹십자가 의약품 사업에 매진하며 성장해온 일동제약에 대해, 사실상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이 제약산업 구조개편의 바람직한 모습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동제약은 또 “기업분할을 통해, 다양한 중장기 전략들을 보다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추진하고, 경영의 책임과 효율을 제고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일동제약의 모든 임직원은 녹십자의 명분 없는 적대적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일동제약은 정정당당한 노력을 통해 글로벌 초일류기업의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