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4명이 인체조직기증을 장기기증으로 인지하는 등 국민 상당수가 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을 혼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www.kost.or.kr)는 6일,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3년 인체조직기증 국민 인식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체조직기증은 세상을 떠난 직후 피부, 뼈, 연골, 인대, 건, 혈관, 심장판막 등을 기증하는 것으로, 1명의 기증자가 최대 100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생명 나눔이다.

조사 결과, 2013년 인체조직기증 인지도는 39.1%(391명)로, 2012년 31.7%보다 상승했으나 다른 형태의 생명 나눔인 헌혈 인지도 98.7%(987명), 장기기증 99.3%(993명), 조혈모세포(골수)기증 87.1%(871명) 등에 비해 여전히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

특히 인체조직기증 비인지자 60.8%(608명) 중 장기기증과 동일한 것으로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39.2%(392명)로, 국민 10명 중 4명이 인체조직기증을 장기기증과 동일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었다.

생전 기증을 약속하는 ‘희망서약’ 의사에 대해서는 긍정적 응답 44.3%(443명), 부정적 11.7%(117명), 보통 44%(440명)로 나타났으며,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의 이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약에 부정적인 주요 이유로는 △막연한 두려움 △기증은 물론 서약 또한 거부감 들어서 △내가 먼저 나서서 실천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므로 등이 꼽혔다.

희망서약에 대한 응답은 인체조직기증을 모르거나 장기기증으로 오인지한 경우보다 정인지자 층에서 긍정적인 응답이 커, 잠재 기증자 발굴을 위해서는 인체조직기증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적인 효력이 없는 희망서약이 실제 기증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전에 인체조직기증 의사를 밝힌 가족이 사망할 경우, 전체 응답자의 65.2%(652명)는 기증에 동의하겠다고 응답했으며, 동의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7.3%(73명)로 낮았다. 주요 이유로 △생명 나눔에 공감하기 때문에 70.4%(459명) △고인의 의사를 존중하기 때문에 69.2%(451명)로 나타났다.

반면 사망한 가족이 생전 인체조직기증 의향을 말하지 않았으나 의료진의 권유를 받은 경우전체 응답자의 31%(319명)만이 기증에 동의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시신훼손에 대한 죄책감, 부담감 64.8% △고인의 평소 뜻에 반하는 일이므로 43.3% △가족, 친지의 반대가 심할 것 같아서 21.9% 등을 꼽았다.

한편 유가족이 될 경우 원하는 예우를 묻는 문항에서 ‘국가 및 지자체 시설물 이용료 감면 등의 혜택’을 선택한 응답자가 67.1%(671명)이었으며, ‘온오프라인 추모관 운영’ 26.9%(269명), ‘추모 행사 초대’ 16.4%(164명)가 뒤를 이었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도 15.5%(155명)나 기록했다.

또 인체조직기증 서약 시 선호하는 기관은 서약 기관 51.0%(510명), 병원 50.8%(508명), 주민센터 및 구청 45.5%(455명), 보건소 37.9%(379명) 순으로 나타나, 지자체 및 공공 기관에서 등록창구 역할 수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박창일 이사장은 “기증 선진국에서는 장기기증과 함께 인체조직기증 또한 국민들이 익숙하게 생각하지만, 이번 조사에서처럼 인체조직기증 인식이 매우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장기와 구분되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며 “기증 활성화를 위해 많은 생명나눔 단체는 물론 정부,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국민들이 인체조직기증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