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오는 8월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계열사인 일동후디스를 무리하게 자회사로 편입시키려는 시도가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과거에 갈등이 있었던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과의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일동후디스가 일동제약으로부터 분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일동후디스의 최대주주인 일동제약이 오는 8월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영향인데 양사가 이미 각자 회장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계열분리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의 계열분리설과 자회사 편입설 등이 확산돼 있다.

일동후디스의 최대주주는 일동제약이지만 특수관계인 및 우호지분 등을 합칠 경우 실질적인 최대주주는 이금기 회장 일가가 된다.

따라서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 과정의 '열쇠'는 이 회장이 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후디스의 주요 주주는 △일동제약(29.91%) △이금기(21.47%) △전용자(8.89%) △이준수(6.70%) △이돈수(5.78%) △기타(27.25%)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기타' 지분 중에서도 이금기 회장쪽 우호지분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후디스가 일동제약의 계열회사지만 이 회장이 지주사 전환 과정의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는 이유다.

일동제약이 일동후디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에 앞서 29.91%인 일동후디스 지분을 4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충족해야하는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이 40%이기 때문인데 도달하지 못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이는 일동후디스의 상장설이 불거진 이유이기도 하다. 공정거래법상 상장사 자회사의 지분은 20%만 있으면 된다.

'상장=자회사 편입 과정'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일동제약은 지난달 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일동후디스의 상장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최초 제출한 신고서에는 없었지만 금감원 측이 2회에 걸쳐 정정을 요구한데 따른 조치였다.

일동제약 측은 최근 증권신고서 정정공시를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 후에는 자회사 지분율 요건(상장 20%, 비상장 40%)을 충족하기 위해 추가적인 지분 확보를 하거나 보유 중인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계열회사인 일동후디스의 지분 29.91%를 보유하고 있어 자회사 지분율 요건(비상장 40% 이상)을 충족하고 있지 못하다"며 "요건 충족을 위한지분 매입 시 고가 매수로 인해 예상보다 과다한 지출이 있을 수 있다"고 공시했다. 간접적인 상장 가능성을 언급한 문구다.

이에 따라 당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던 일동후디스의 자회사 편입설이 확산됐다.

실제 일동제약의 입장에서도 '알짜' 관계사인 일동후디스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흑자전환한 일동후디스는 지주사 전환 이후 주가관리 등에 가장 필요한 자회사가 될 수 있다.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과 이 회장이 독자적인 경영 노선을 걷고 있는 만큼 지분교환 등을 통해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계열분리가 이뤄질 경우 이 회장의 아들인 이준수 사장을 중심으로한 후계구도가 단단해질 수 있다. 이 사장은 일동후디스의 지분을 네 번째로 많이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관련업계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이 회장 측은 급할게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분할존속회사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에는 2년 이내에만 상장 자회사는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면 된다. 아직 일동제약 측이 아무런 제안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동후디스 측이 섣부른 판단을 할 이유가 없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시장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 아직 제약쪽에서 실질적으로 제의가 온 것은 없다"며 "지주사로 전환하더라도 2년간 지배구조를 조정할 수 있는 기간이 있어서 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오는 24일(금) 오전 10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주총을 열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일동후디스에 대한 입장표명과 향후 계획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