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발표한 전북 전주 J병원 리베이트 사건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상위제약사 여러곳을 비롯한 29개 제약사가 연루되었다고 확인됐지만 실제로 더 많은 제약사들이 언급되면서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먼저 전주 J병원 리베이트는 관련 제약사까지 수사범위가 확대됐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주 J병원 이사장 박모씨를 구속했고 의약품을 도매했던 대표도 이미 구속됐다. 지역도 전북지역 뿐만 아니라 영남권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경찰에 따르면 J병원 이사장인 박모씨는 18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수수하고 16억원 상당의 법인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J병원에는 총 3개의 도매업체가 연루됐는데 J병원 이사장 박모씨가 차명으로 이를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역 유통업체 관계자는 대형 물류창고를 보유한 도매업체 1개소도 나머지 2개 업소가 사실상 관리했다고 전해 사실상 3개 도매업체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진전되면서 업계내에서 연루된 29개 제약사에 대한 설왕설래가 난무하고 있다. 연루된 상위제약사는 우선 I사와 S사, J사, Y사 등 매출액이 상당한 상위제약사부터 중견제약사와 중소규모 제약사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압수수색을 받은 제약사들이 상당수 끼어있어 검찰과 경찰이 어느 정도 혐의를 입증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I사의 관계자는 “아직 검찰이나 경찰 측에서 연락을 받은 바 없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 외에도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제약사가 대략 2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약업계, “모든 영업방식을 리베이트로 몰아, 억울”

검찰과 경찰의 이같은 강경한 수사방식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억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리베이트 문제를 인정하고 강력한 CP규정 등으로 내부 자정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업계의 노력이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J병원 급 규모의 병원에서는 의약품 거래를 하는 제약사는 대개 10여개를 넘기 어려운데 29개나 되는 제약사를 언급한 것은 숫자를 부풀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의약품 납품을 받은 병원의 갑질이 발단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이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의 자정노력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터진 악재로 업계의 훈풍이 사그라들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중견제약사의 한 임원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내부 자정노력은 현 이행명 이사장의 취임을 계기로 더욱 강해졌는데 수사기관의 현재 조사는 이미 5~6년 전부터 있었던 일을 조사하는 것”이라며 “업계 내부의 노력이 헛수고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