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총연합이 20일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7063명이 서명안을 제출했다. 특히 회원들의 탄핵 서명안 제출은 의사협회 설립 이후 최초의 일이며 추무진 회장이 지난 의협회장 선거에서 얻은 득표의 두 배에 가까운 숫자의 탄핵서명안이 제출된 것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전의총 정인석, 나경섭 공동대표는 이날 의협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을 직접 방문해 탄핵서명안을 전달했다. 전의총은 이날 배포한 성명서 ‘추무진 회장이 탄핵되어야 하는 이유와 정당성’에서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회원의 권익 보호와 국민 건강권 수호라는 대원칙을 지켜야 하며 이러한 원칙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인물은 의협회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추무진 회장은 회장 재선 당시 제1공약을 내걸었던 원격 의료 및 규제기요틴 정책 저지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의총은 “현재 의협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에 있어서 원칙적으로는 반대의 입장이지만 미온적인 대응만을 보이고 있다”며 “무엇보다 의협내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 논의와 결정조차 복잡한 의사결정구조 때문에 제대로 업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원격의료에 대한 대응 역시 최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공공연히 원격의료 정책을 확대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음에도 미온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며 “어떠한 강력한 규탄 성명도 없고 정부에 대한 압박도 하지 않고 있어 정부의 의도에 심정적으로는 동조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일원화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전의총은 “추무진 회장은 한의사 현대의료긱 문제를 막는다는 구실로 의료일원화 정책을 밀실에서 추진해 결과적으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정당성만 부여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그 효과에 안전성 면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해 서서히 고사하고 있는 것이 현재 한방의 상황인데 국민들의 건강을 팔아 한방의 살길을 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전의총은 이번 서명안을 지난해 12월 19일부터 받기 시작해 일주일만에 6000여장의 서명서를 받았으며 열흘만에 7063명의 서명서가 모아졌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의총의 탄핵서명안 제출에 대해 의협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은 “의사협회 설립 역사상 회원들의 탄핵서명안 제출은 초유의 일”이라며 “의사 회원들의 뜻은 충분히 이해했으며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탄핵서명안은 의사협회 정관에 명시된 불신임 발의 회원 정족수에는 크게 부족하다. 2015년 3월 기준 선거권자의 4만4414명의 1/4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발의를 하기 위해서는 1만1000명이 서명서가 필요한 셈이다. 대의원회에서 직접 대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상정하기 위해서도 의원정족수 1/3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탄핵서명안이 실질적인 탄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전의총 나경섭 공동대표는 “일주일만에 6000명, 열흘여만에 7063명의 서명안을 받은 것인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더 많은 서명서를 받아 제출할 수 있다”며 “이번 서명안 제출은 의료일원화 논의를 중단시키고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현 집행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