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자궁경부암 백신 선정을 놓고 두 제약사간의 경합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심의 대상은 한국MSD의 4가 백신 ‘가다실’과 한국GSK의 2가 백신 ‘서바릭스’.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으로 출시된 두 제품은 지난 11일과 16일 상반된 내용의 발표자료가 공개되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국내에 출시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이 2종류 뿐이다.

먼저 GSK는 지난 10월 열린 제9회 국제백신학회에서 한국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2회 접종 시 백신 간 비용-효과성 평가에 대한 결과가 발표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서바릭스 2회 접종은 타사 자궁경부암 백신의 2회 접종 시보다 자궁경부암 증례를 244건, 사망건수를 99건 더 많이 예방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

기존의 선별검사와 병행해 자궁경부암 백신 2회 접종 요법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 진행 시 서바릭스는 타사 자궁경부암 백신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며칠 뒤인 16일 MSD는 15일 열린 대한소아감염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를 통해 4가 백신인 가다실이 2가 백신에 비해 비용경제성이 우월하다고 밝혔다.

두 백신 모두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수준이지만 가다실은 접종 비용을 더 높게 가정했음에도 ICER값이 더 낮게 나와 비용효과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반된 내용의 발표자료를 놓고 언론매체들 사이에서는 '어느 발표자료가 사실인가?'를 묻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으며 MSD의 기자회견장에서는 질의응답이 계속 이어지기도 했다.

두 제약사의 상반된 자료 발표의 배경에는 내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NIP접종 도입’이 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13세 여아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예방접종은 현재 시행되지만 높은 가격과 일부에서 잘못 알려진 부작용으로 인해 인지도와 접종률은 높지 않은 편. 그러나 여성 암 중 가장 높은 부분을 차지하는 자궁경부암 예방의 필요성을 인정해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기관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NIP로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GSK의 이선영 과장은 “아직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선정여부나 진행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단계는 아닌 듯하다”며 “만약 예산이 통과돼 내년 하반기부터 국가예방접종으로 시행될 경우 두 가지 백신 모두 선정되는 가능성을 일부에서 제기하는데 동시 선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2016년도 예산안에 NIP예산안이 포함되어 있으며 예산규모와 항목 등을 심의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예산안이 확정 되는대로 내년 초에 공개입찰 방식으로 백신을 선정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접종대상은 12세 여아 22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