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발생 사실을 알고도 단체 헌혈을 받아 유통시킨 대한적십자사의 허술한 관리체계가 도마위에 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은 28일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 “법정감염병 발생지역 단체헌혈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3년 7월말까지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이 전염성이 강하고 수혈감염 우려가 있는 폐결핵,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A형 간염, 수두, 말라리아가 발생한 학교에서 총 20차례에 걸쳐 단체헌혈을 받고, 감염된 혈액 중 일부를 유통까지 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2012년 5건, ’11년 2건, ’10년 8건으로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으로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볼거리 2건, 폐결핵 2건, 수두 1건 등 총 5건의 법정감염병 발생학교 단체헌혈이 있었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원인에 대해 신 의원은 대한적십자사의 단체헌혈 사전점검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표준업무지침에는 철저한 사전점검을 해야한다고 명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적십자사는 현장방문은 한번도 하지 않고, 전화로만 감염병의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었다”며 “그 결과, 감염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해 잠복기에 대한 판단을 정확히 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전점검에서 감염병 발생사실을 확인한 이후의 조치도 매우 미흡했으며 현재 적십자사에는 볼거리 발생으로 인한 단체헌혈 가능 시기나 방법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나 메뉴얼조차 없었다”며 “그 결과, 감염된 혈액이 환자에게 수혈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학생들이 헌혈한 나머지 소중한 혈액마저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단체헌혈 사전점검에서 감염병 발생사실이 확인되면 반드시 의사가 현장을 방문, 상황을 점검하는 등의 철저한 점검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잠복기를 감안한 단체헌혈 방법과 시기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