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4일 입법예고한 ‘전문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과 관련, 의협은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또다시 외면하고 있다”며 “국민건강을 관장하는 주무부처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전공의 수련지침에는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실제 주당 100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근무를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전공의 인권 뿐 아니라 안전한 진료를 받아야 할 환자에 대한 사고위험을 높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결과적으로 전공의뿐 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크나큰 위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 정부와 의료계는 전공의의 근로조건과 수련의 질 향상 및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전공의 수련환경 모니터링 평가단 협의체를 구성, 과도한 수련시간 등 수련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8개 항목을 법령 및 수련규칙에 반영키로 합의했으나 정부가 오늘 입법예고한 개정안에는 의료계와 합의한 내용이 제외됐다”며 “이번에 제외된 합의사항은 주당 80시간, 최대 연속 수련시간 36시간, 응급실 수련시간 12시간, 수련간 최소 휴식시간 10시간 등 구체적 시간 규정으로 이 지침을 의무화한 규정이 반드시 반영돼야 전공의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그로 인해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 및 의료사고 방지를 통한 국민 건강도 개선될 수 있다”고 강력 주장했다.

의협은 또 “이번 입법예고에는 전문의 자격시험 수탁기관을 의협에서 대한의학회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면서 “의학회가 전문의자격시험의 수탁기관이 아니라 주관기관이어야 한다는 원칙은 갖고 있으나 정부가 전문의자격을 발급하고 관리하는 현 상황에서는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협이 수탁기관이 되어 운영하는 것이 상식적이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수탁기관을 의학회로 이전하는 것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정부가 국민건강과 전공의 인권보호를 외면하고, 의료계와 합의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전공의 인권보호를 위해 정부 차원의 강력한 제도개선 의지를 즉각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수련의 질 향상 및 보건복지부는 수련의 질 향상 및 충원율 제고를 위해 '통합수련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다양한 임상사례들을 경험할 수 있는 '수련협력기관제도'를 구축하는 내용의 ‘전문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12월 3일까지 입법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