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관상동맥질환에서 스텐트 시술시 심장내과와 흉부외과의 협진의무화를 놓고 관련 학회의 반발이 높다.

대한심장학회(이사장 오동주)와 대한심혈관중재학회(이사장 안태훈)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고시는 사실상 급여 사전심사제”라며 “사전 심사 과정에서 예상되는 환자의 위험과 불편 사례, 진료권 제한, 사후 삭감 등에 대한 모든 책임을 주치의에 전가하기 위함이며, 더불어 현재 의료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원격진료를 도입하기 위한 전 단계”라고 주장했다.

이들 학회는 또 복지부가 이 같은 규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참고한 외국의 관련 가이드라인을 엉터리로 해석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우선 협진을 강요하는 복지부 규정을 보면 상기 2가지(좌주관동맥질환, 다혈관질환)에 해당하는 질환에 대해 관상동맥조영술 후 심장통합진료를 통해 치료방침을 결정한 경우 사례별로 급여를 인정한다고 명시한 반면 ESC 가이드라인에는 환자의 상태별 상황을 고려해 스텐트 시술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특히 개별 환자를 놓고 토의하면서 환자를 기다리도록 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 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 등의 가이드라인은 스텐트 시술 건수가 작은 병원에 대한 질 관리를 위해 스텐트 시술을 하는 3차 기관과 환자 전원 등에 관해 협력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복지부 고시는 ‘흉부외과수술이 가능한’ 3차 기관과 협력하라는 것으로 왜곡했고, 심지어 ‘90분 이내’라는 미국 ACC 등의 가이드라인에는 없는 시간제한까지 추가하는 등 중대한 해석상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번 개정 고시는 스텐트라는 치료 재료에 대한 급여기준을 정하는 고시임에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행위 기준을 추가해 의학적 근거 및 환자의 선택이 있더라도 삭감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며 "이러한 오류는 의사의 진료권과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며, 급여를 적용 받으려면 치료를 결정하기 전 타과 전문의의 의견을 먼저 확인하고 치료를 결정해야하는 사실상 급여 사전심사제를 운영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부는 스텐트 시술을 위해 흉부외과 수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아 MOU를 맺으라는 것이 모든 형태의 협진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환자의 기록만 보고 치료방법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은 사실상 원격진료와 같고, 정부가 고시를 빌미삼아 원격진료의 전단계를 만드려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