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와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는 최근 일간지에서 보도된 자동차 사고 관련 경증 환자 입원 관련 기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23일 성명을 통해 “진실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이 국소적인 사례만을 들어 마치 일반적인 현상인 양 보도하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일부 잘못된 진료행태를 보이는 의료기관을 집중적으로 취재한 후, 교통사고 환자 진료에 힘쓰는 대부분의 선량한 의료기관도 몰지각한 의료기관으로 매도했다”면서 “심지어 나이롱환자라는 단어를 들먹이며 교통사고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모두 부도덕한 보험사기범으로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필요한 환자의 입원을 유도하는 일부 부도덕한 의료기관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지만 대다수의 의료기관은 숭고한 사명감으로 환자의 빠른 원상회복을 위해 묵묵히 환자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의료계는 자동차보험에 대한 이해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기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교통사고 환자는‘질병’이 아닌‘물리적 사고로 인한 상해’로 고통받는 민간보험 환자이다.
교통사고 환자는 아무리 경미한 사고라 하더라도 물리적 충격으로 인해 응급성 및 복합성이 높아 대부분 뇌진탕, 경추, 요추 염좌 등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으며 사고순간 심장 박동수가 증가되고 뇌압이 증가되어 결코 경환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후유증 또한 간단하다고 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과 달리 교토사고로 인한 환자는 최상의 진료가 제공되기를 원하고, 자신의 몸이 정상임을 확인한 후에야 치료를 종결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보상 심리와 욕구가 있다.
따라서 교통사고 환자는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환자와 진료 및 검사의 행태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의 기사는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히 건강보험과 비교하여 입원율이 높다는 이유로, 사고로 인해 고통 받는 환자들을 ‘나이롱환자’라고 매도하여, 인권을 유린할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환자들을 한 순간에 보험사기범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의사의 진단은 환자의 진술에 대한 진실성을 믿고 시작된다
환자를 진료함에 있어 가장 기본 중의 하나가 바로 ‘문진’이다.
환자의 정확한 증상을 진단하기 위해 환자가 어떠한 고통을 느끼는지, 어느 부위에 통증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문진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러나 문제의 기사는 문진 및 검사 결과에 따라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치료를 단순히 통계수치를 이용하여 과잉진료라고 섣불리 판단하고 있으며, 심지어 환자로 가장하여 거짓 통증을 호소한 후, 그에 따라 처방을 내린 의료기관이 마치 보험사기에 동조하는 것 마냥 보도하고 있다.
의사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가 과잉으로 표현하는지 까지는 알 길이 없으며, 우선적으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치료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보상금을 목적으로 거짓 환자 행세를 하는 보험사기범을 색출하는 것은 수사 당국 및 손해보험사가 해야 하는 일이며, 이를 의료기관에게 떠넘기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책임회피임을 알아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손해보험사의 잘못된 보험상품 구조이다.
자동차사고 후 경증 환자가 스스로 입원하려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입원 후 발생하는 휴업 손해에 대한 보험사의 지원금이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들은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하여 환자가 입원에 따른 병가로 인해 급여가 차감되는 경우 휴업보상을 통해 실질적인 손해배상이 이루어지도록 상품을 개발하였고, 그에 따라 환자는 입원하여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발생하여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하였다.
손해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입원을 해야 더 많은 보상을 해주는 상품을 판매하여 실적을 챙긴 후, 그에 따른 손해를 줄이기 위하여 정당한 진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우리나라의 언론을 주도해 나가는 대표적 언론매체에서 이와 같은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점은 간과하고, 마치 의료기관만의 탓인 냥 보도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손해보험사의 의견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조차 든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세계에서 보기드문 낮은 비율이다
2011년 보험개발원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자동차보험료는 총 11조 정도이며 이중 7-8% 정도에 해당하는 극히 미미한 수준의 금액만이 치료비로 지출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의 과잉진료때문에 보험사의 경영이 어렵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불순한 의도를 갖고 환자의 불필요한 입원을 유도하는 의료기관은 명백한 범죄행위인바, 의료계 차원에서도 강력히 정화해 나갈 것이다.
기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일부 의료기관들이 환자의 입원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중 대부분이 소위 ‘사무장 병원’라 불리는 비의료인에 의해 설립된 병의원, 일부 의료법인 그리고 생활협동조합 내 의료기관 등 비영리법인 등에 속한 의료기관들로 확인되었다.
이에 우리 의료계는 이런 일부 부도덕한 병의원에 대해서 정부의 강력한 단속을 촉구하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에서도 자체적으로 신고 접수를 받아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임을 밝히는 바이다.
이러한 부도덕한 의료기관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에 의료계도 동의며, 그로 인해 다수의 선량한 의료기관이 억울한 오해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교통사고 환자는 자신의 증상에 대해 최상의 진료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의사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대해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물론 기사 내용처럼 불필요한 환자의 입원을 유도하는 일부 부도덕한 의료기관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며, 발본색원함에 있어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정화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그러나 대다수의 의료기관은 숭고한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의 빠른 원상회복을 위해 묵묵히 환자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의료계는 자동차보험에 대한 이해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기사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의료계는 마치 손해보험사의 이득을 대변하는 듯한 기사로 인해 위축되거나 소극적인 진료가 아닌 비록 경미한 사고 환자라도 원상회복을 위한 최선의 치료를 다 할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