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최근 서초경찰서의 강남 모 의원 수술실 압수수색과 관련, 경찰의 무리한 수사를 강력 비난하는 한편 경찰서장을 만나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또 추무진 회장은 2일, 대회원 서신을 전달했다.

의협에 따르면 경찰은 당시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가 있는 수술실 내로 들어가 수술 중이던 의사에게 각종 서류제출을 요구하고 수술실 내부를 뒤져 약 8분간 수술이 중단됐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항의문을 통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수호하는 전문가단체로서, 환자의 생명권까지 위협한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가 수술이 중단되고 지연되는 경우 매우 심각한 뇌손상을 불러올 수 있고, 수술실에 외부인이 들어와 각종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높아져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료실이나 수술실 등 의사가 환자를 처치하고 돌보는 공간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의사의 진료권을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이번 사건은 의사의 의료행위, 그 중에서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수술 과정 중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사태의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또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과 동행한 자들은 병원직원들에게 경찰을 사칭하며 강압적이고 무리한 수사를 강행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반드시 범법행위를 한 자들의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추무진 회장은 대회원 서신을 통해 “대한민국 11만 의사들을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회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이번 사건은 의사의 진료권이 명백히 침해당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으로 우리를 분노케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법당국의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촉구했으며, 관할 경찰서인 서초경찰서를 항의 방문해 의협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이후 사법당국의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것에 따라 추가적으로 적극 대응할 것이며, 절대로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