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과 해외진출 지원 기조에 부응하는 약가정책을 시행할 것을 강력 요청했다. 특히 1원 낙찰 양산 등 많은 폐해가 드러난 시장형 실거래가제 폐지와 사용량 연동 약가인하제도의 문제점 보완 등을 촉구했다.

한국제약협회 김원배 이사장(동아ST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이사장단은 16일 오전, 최영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비롯한 이석규 보건산업진흥과장, 맹호영 보험약제과장, 정은영 제약산업팀장 등과의 간담회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업계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이 같은 불합리한 정책 개선을 주문했다.

이날 최영현 실장은 “중남미를 비롯한 해외 제약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을 지원하고 제약산업 육성을 지원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확고하다”면서 “업계와의 협력 체계 구축은 물론 다양한 목소리도 듣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제약산업 분야 기술 이전 요구 등과 함께 한국 제네릭의약품(특허만료의약품)의 수입을 희망하는 곳도 많다”면서 “협회 차원에서 해외진출지원팀(가칭) 같은 부서를 설치해 해외시장 개척단에서 함께 활동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원배 이사장을 비롯한 협회 측 참석자들은 “국내 제약사들도 R&D와 해외진출 지원 부문에서 보인 정부의 노력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면서 “다만 국내 의약품의 해외 수출시 한국 정부에서 정한 약가를 참조해 약값을 정하는 점 등을 감안해 보다 종합적인 시각에서 약가제도를 시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미 일괄약가인하 조치에 따른 매년 2조원대의 약가 인하로 제약업계가 매출 감소와 마이너스 성장, R&D 비용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를 존속시킬 이유가 없는 만큼 폐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참석자는 “무조건 깎고 보자는 식의 중복적인 약가 인하 정책이 거듭될 경우,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양질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일시에 무너지는 산업 붕괴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주문에 최 실장은 “현재 2년째 유예중인 시장형 실거래가제의 폐지, 개선, 실시를 놓고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제약업계에서도 이 제도에 대해 문제되는 부분들을 제한 없이 제기하면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간담회에 앞서 열린 제16차 이사장단 회의에서는 한솔신약(대표 조정호, 충북)의 제약협회 회원 가입 신청을 승인, 협회 회원은 모두 200개사(정회원 186개사, 준회원 14개사)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