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내년도 보건복지 예산을 두고 복지의 보편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전체 예산대비 복지예산 비중이 30%에 미치지 못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26일, 보도 자료를 통해 “보건복지 분야로 책정된 내년 예산은 올해 대비 8.7% 증가한 105조 9천억원으로, 박근혜 정부는 역대 최초 100조 원대에 진입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으나 금액만 늘어날 뿐 복지의 보편성은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예산대비 복지예산 비중은 2012년 28.2%, 2013년 28.5%, 2014년 29.6%로 여전히 20%대에 머무르고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전체 예산대비 복지예산 비중이 30%에 미치지 못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비꼬았다.

참여 연대는 또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내세운 서민 생활 안정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서민·취약계층 맞춤형 복지 확충보다는 숫자 맞춤형 복지에 가깝다”면서 “복지예산 증가액 8조5천억원 가운데 절반이상이 공적연금 증가액(3.3조원), 건강보험 국고지원액(0.5조원) 등의 제도 운용에 따른 자연증가분과 주택분야(0.8조원)등 비복지성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초생활보장, 기초노령연금, 보육·양육수당 등 정작 피부에 닿는 복지예산은 지난 5월말 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나 6월에 각 부처가 제출한 2014년도 예산·기금의 총지출 요구규모에서 대폭 축소됐다”며 “결국 복지예산 100조 원대 진입이 서민 생활 안정과 삶의 질 제고 및 모든 국민이 체감 가능한 복지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기초노령연금도 다른 분야에 비해 비교적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안정적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국가의 기본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보편적 기초연금 공약에서 대폭 후퇴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참여 연대는 “이처럼 기초생활보장 예산의 사실상 축소, 대폭 후퇴된 기초노령연금 등 사실상 금액만 늘어났을 뿐, 복지의 보편성과 체감도는 떨어진다”면서 “내년도 보건복지예산은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는 국가의 책무에 충실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