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 불투명한 재정운영을 투명하게 바꾸고 국회의 사전 통제를 위해서는 건보재정 기금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의원(새누리당) 주최로 열린 ‘건강보험 기금화’정책토론회에서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재정 기금화를 통해 국회 통제를 가능케 하고 재정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소장은 “매년 건강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당기수지 적자는 지난 10년 동안 빈번하게 발생했다”며 “이는 건보재정의 불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어“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에 대한 논의는 건강보험 수입 확대에 대한 논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선택권을 확대하고, 보험가입자에게는 비용절감 유인을 제공, 위험 분산이라는 보험의 기능을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기춘 건강보험정책연구원 건강보험연구실장은 “건강보험은 1년 단위의 단기 보험으로 차년도 예상 의료비 지출규모에 따라 보험료 등 수입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서 “재정 상태에 따라 보험료 조정을 적시에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기금화는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이어“재정 악화 시에는 보험 가입자와 공급자가 서로 고통을 분담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국회입법조사처 김주경 조사관은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사회보험 중 지출규모가 가장 크고 막대한 정부지원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국회 통제에서 제외돼 사회보험 간 형평성 저해와 투명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논의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 새로운 재원조달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타당한 면이 있으며, 이러한 논의를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정책에 대한 중요사항을 심의ㆍ의결하는 공식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기능을 살려 의견 개진의 통로를 열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현숙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4대 중증 질환 보장성 확대정책은 우리 국민 모두가 경제적 부담 없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 데 가장 핵심적인 정책”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건강보험 재정 상태는 정부 보조금 없이는 당기 수지 적자도 면치 못할 만큼 위태로운 상태”라며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기금화 법안을 발의,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이번 토론회를 열게 됐다. 재정의 기금화 등을 통해 국회의 사전 통제를 가능하게 하고,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