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J병원의 A(60) 이사장과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가 구속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불법 리베이트는 연루된 제약사만 상위 대형 제약사 4곳을 포함해 최대 29곳에 달하고 있어 향후 더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전주 J병원의 리베이트 방식은 기존의 리베이트 관행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A씨는 2곳의 의약품 도매업체를 직영으로 관리해 불법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상 리베이트는 제약회사와 도매업체, 도매업체와 병원 두 단계를 거쳐 이뤄지는데 A씨는 도매업체를 직영으로 관리하면서 손쉽게 불법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A씨는 제약회사와 ‘단가계약’을 맺고 할인된 가격으로 도매업체에 의약품을 납품받은 뒤 도매업체에서 병원으로 약을 공급받을 때는 ‘할인 전’ 가격으로 사들였다. 도매업체의 늘어난 수익은 A씨에게 흘러들어 갔다.

경찰에서 확인한 리베이트 경로는 ‘도매업체-병원’이지만 병원이 도매업체의 운영주체로 밝혀진다면 리베이트 경로가 ‘제약회사-병원’으로 바뀌게 된다.

제약업계는 올해 초부터 협회와 각 회사 차원에서 이런 불법 리베이트 근절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런데도 리베이트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제약 유통 구조는 처방권을 쥐고 있는 의사와 병원 내 약제위원회, 병원의 의약품 공급을 책임지는 도매업체가 맞물리면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리베이트라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번 J병원 관련 수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뤄져 왔다. 지난해 10월 경찰이 전주 J병원과 제약사 4곳, 유통업체 6곳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업계의 전언에 따르면 상위제약사 4곳을 포함해 상당수 제약사가 압수수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부분 과거에도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는 제약사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