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가 공고한 오는 9월 8일 사원총회가 정관 위배 논란과 함께 성원 여부조차 불투명해 연일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회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보수교육을 한 장소에서 연이어 진행하기로 한 이 계획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시정 요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TFT가 공개한 복지부 공문에 따르면 “보수교육은 회원의 자질 향상을 위해 실시돼야 하며, 정치적 행사와 연계해 진행할 수 없다”며 “다수의 많은 인원을 광장, 실내체육관 등에 운집한 상태로 보수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보수교육 본래의 취지에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돼 시정을 요청한다”고 명시해 사실상 사원총회와 보수교육을 연계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사원총회와 보수교육 연계 문제는 한의계 내부에서도 논란이 돼 왔다. 복지부의 평점 인정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다수의 한의사들이 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하게 됐으며, 복지부에서는 해당 한의사들에게 답변을 주지 않고 한의사협회로 시정 조치 공문을 발송한 것이다.

하지만 한의사협회는 복지부로부터 공문을 받은 이후에도 보수교육 진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재차 공지해 회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고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TFT 측이 문제 삼았다.

특히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TFT 측은 “보수교육을 담당하는 협회 이사가 공지를 통해 ‘이 시간 이후 보수교육을 방해해 회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TFT는 “9월 8일 사원총회는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TFT를 설치한 대의원총회의 결의를 무효라고 선언한 한의사협회 집행부가 사안에 대해 전회원의 뜻을 물기 위한 취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원총회의 의제는 △비의료인과 함께 하는 첩약의보 시범사업 반대 △7월 14일 임시대의원총회 책임자 징계 및 후속조치 △직접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제도 수립 △대의원총회 등 규정 개정 △회비인하와 보수교육 개선 등이다.

첩약 건보 시범사업 문제로 집행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첩약건보 TFT 관계자는 보수교육에 대한 논란에 대해 “참석회원과 위임장을 합쳐 1만명에 달하는 참여를 이끌어내야 성원이 되는 사원총회이니 만큼 협회에서 무리수를 둬서라도 참여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며 “현재 많은 수에 이르는 알바단을 고용해 전 회원에게 사원총회 참여 여부를 묻는 전화 설문을 하고 있는 것도 같은 취지”라고 꼬집었다.

한 한의사는 “보수교육과 사원총회를 한 장소에서 하는 것과 사원총회 행사 중간에 보수교육 시간을 배치 한 것 등에 대한 시정이 반드시 있어야 회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협회의 적절한 대처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의사협회가 복지부의 시정 요구를 무시하고 보수교육과 사원총회의 연계를 강행할 경우 복지부에서는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14조 3항에 따라 보수교육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보수교육을 들은 회원들의 평점을 인정하지 않은 사태 발생도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제1회 한마음 전국의사가족대회’에서 별도 연수교육을 통해 평점 4점을 부여하려는 의협의 계획에도 정치행사에서 열린 교육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내세워 제동을 건 바 있다. 당시 복지부는 술기 향상 등을 위한 순수 학술행사가 아니면 평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의협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