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부터 시작되는 자궁경부암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선정된 2개 백신에 대해 가격 이원화를 결정했다. 지난해 사업 시행 결정부터 최근의 이원화 결정에 따른 향후 변화를 예상해본다.

MSD ‘가다실’의 시장지배력 상승은 당연

NIP사업이 오는 6월부터 시작되면 가장 먼저 예상되는 변화는 한국MSD의 시장지배력 상승이다. GSK의 ‘서바릭스’는 2가 백신인데 비해 ‘가다실’은 4가 백신. 가다실은 서바릭스에 비해 2개 혈청형(6, 11형)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혈청(16, 18형)을 예방하는 데는 두 백신 모두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거기에 가다실은 생식기사마귀 등을 일으키는 6, 11형에 대한 예방효과도 갖췄다. 따라서 현재 추가 예방기능이 있는 4가 백신이 더 고가로 유통된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시장에서 ‘가다실’이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해왔으며 가격 이원화가 이에 불을 지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각에서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MSD가 감당하기 어려운 백신공급량이라는 우려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MSD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NIP사업에 대비하면서 충분히 준비해왔다. 물량 부족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기에 가다실은 조만간 ‘9가 백신’을 선보인다. 가다실9은 기존 가다실이 효과를 보이는 자궁경부암 4개 바이러스(HPV 6, 11, 16, 18형)에 31, 33, 45, 52, 58 혈청형을 추가해 총 9종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의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MSD가 가격이원화로 인해 자궁경부암 백신시장을 완전히 접수하게 될 것”이라며 “GSK입장에서는 서바릭스의 사용을 위해 ‘리베이트’를 할지도 모른다는 웃지 못할 소문도 돌고 있다”고 말했다.

구입백신 가격 쟁점화될 듯

이원화 결정을 넘어 최근에는 새로운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NIP사업 백신 구입가다.

복지부는 2016년도 예산안에 자궁경부암 NIP사업을 편성하고 예방접종사업비로 모두 158억원을 편성했다. 이중 순수 백신구입예산은 132억원. 질병관리본부 측에서 추산한 올해 접종예상인원은 모두 36만명. 인구통계에 계산된 12세~13세 여아 41만명 중 평균적인 접종률 95%를 대입해 계산했을 때 36만명이 접종을 할 것이라는 추산이다.

복지부는 당초 내년도 예산안에 신규 편입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백신 1회당 단가로 5만9610원을 적용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2개 백신의 평균 유통가격에 76%를 적용하고 각각의 시장점유율을 가중평균한 값이다.

복지부가 두 제약사에 NIP사업 입성시에 각각 25% 가량 가격 하락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폐렴구균 백신 사업에도 비슷한 하락폭이 적용됐었다. 예산안이 확정되고 당시 국회예산정책처에서 5만9천원의 가격을 4만8천원까지 하락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정부 정책 때문에 제약사들 입장에서 과도한 가격 하락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또다른 관건이 되고 있다. 질본측이 예상하는 접종인원이 올해 36만명이며 132억원의 백신구입예산으로 단순 계산하면 1정당 백신구입비용은 3만60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1년내 진행예상인원이며 6월부터 연말까지 7개월간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접종인원 변수는 있지만 업계에서는 제약사가 백신가격 5만원 이하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내놓고 있다.

“접종기관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한편 NIP백신 접종기관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NIP사업을 위해 노력하는 곳은 병의원들인데 금전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NIP 접종을 위해서는 질본에서 운영하는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고 접종기관으로 질본에 신청해 등록이 완료된 곳만이 할 수 있다. 당장 6월부터 접종을 시작하려면 한달여밖에 남지 않은 기간 동안 교육을 받고 접종준비를 해야 한다.

산부인과의사회의 한 관계자는 “접종사업에 참여해 진료 후 접종까지 마치면 병의원에 2만원 남짓의 이익이 생기는데 이를 위해 들이는 노력이 너무 많다”며 “일선 병의원들이 접종기관으로 적극적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세금공제 등의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