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성모병원 치과병원 김신영(좌), 양성은 교수

치통이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구강안면 통증환자와 스트레스, 불안, 우울감의 연관성은 보고됐으나 치통과 삶의 질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연구는 국내 처음이다.

이같은 결과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 보존과 김신영·양성은 교수팀이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19세 이상 성인남녀 5469명을 조사한 결과에서 제시됐다.

연구팀은 응답자 중 치통을 호소한 1992명(36.4%)을 대상으로 구강건강 상태는 설문지로 평가하고 치과의사가 구강검사를 진행했다. 건강과 관계된 삶의 질(HRQOL)은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건강상태 측정도구인 EQ-5D(EuroQol-5 Dimension)와 EQ-VAS(EuroQol Visual analogue scale)를, 정신 건강은 설문지로 평가했다.

EQ-5D는 삶의 질을 유동성, 자기관리, 일상생활, 통증/불편감, 불안/우울증인 5가지 측면으로 ‘문제가 없다’ 또는 ‘문제가 있다’는 2가지 질문에 답을 하도록 했고 EQ-VAS는 응답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가 가장 나쁘다고 생각하면 0에서부터 가장 건강하다 생각하면 100까지 점수를 측정하게 했다.

그 결과 삶의 질 측면에서 불안/우울증, 통증/불편감을 갖는 대상자, 정신건강 측면에서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충동, 우울증을 갖는 대상자는 치통의 발생이 유의하게 높은 빈도를 보였다.

나이, 성별, 흡연, 음주, 운동, 치주염, 보철장치 유무,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여부와 같은 사회인구학적 요인을 조정 후에도 삶의 질 5가지 측면과 정신 건강의 5가지 측면이 치통과 연관성이 있었다.

치통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삶의 질이 좋지 않을 조정된 확률비(Adjusted Odds Ratio, AOR)가 유동성 1.39, 자기관리 1.77, 일상생활 1.38, 통증/불편감 1.73, 불안/우울증에서 1.50로 나타났다.

즉 치통이 있으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지고 자기관리를 못하며 통증/불편감, 불안/우울증 증세로 일상생활도 힘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신건강 요인으로 본 확률비는 스트레스 1.29, 우울감 1.37, 자살충동 1.26, 정신과의사 상담 1.43, 우울증 1.53으로, 치통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치통이 있는 사람의 EQ-VAS 점수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낮았다.

김신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치통은 신체와 정신건강 모두를 손상시키므로, 치과치료로 치통을 경감시키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인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Psychology, Health & Medicine’ 2015년 10월호 인터넷판(Epub)에 먼저 게재되었다. 

김 교수팀은 이어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4886명을 조사한 결과 우울증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치통 발생빈도가 더 많아 우울증이 치통도 심화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우울증과 요통, 섬유근육통, 두통과 같은 만성질환과의 연관성은 알려졌으나 치통과의 상관관계 연구는 국내 처음이다.

구강건강 상태는 설문지로 평가하고 치과의사가 구강검사를 했다. 우울증은 대상자가 의사로부터 우울증으로 진단받은 경우로 정의하다.
 
치통의 비율은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서 우울증이 없는 사람보다 증가했다. 치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조정된 확률비는 치과의사가 치통이 없다고 진단한 그룹/우울증이 있는 그룹에서 1.58, 치과의사가 치통이 있다고 진단한 그룹/우울증이 없는 그룹에서 1.62, 치과의사가 치통이 있다고 진단한 그룹/우울증이 있는 그룹에서 2.84이었다. 즉 의사가 치통과 우울증을 진단한 사람의 치통이 있을 위험이 2.84배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또한 사회인구학적 요소인 흡연, 음주, 치주염, 보철기기 사용, 스트레스를 조정한 후에도 치통의 비율은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서 우울증이 없는 사람보다 증가했다.

전세계적으로 만성질환자 중 우울증을 진단받은 비율은 30~54%로 추산되며 만성질환과 우울증의 연관성은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정신학적으로 통증은 해결되지 않은 감정적 갈등에 대항하는 방어활동이며 특별한 원인없는 만성통증은 우울증의 변종이라 말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몸에 염증이 생기거나 조직이 손상되면 혈액속 C반응성 단백질(CRP) 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면역기능을 억제시키는 만성염증으로 이어지는데 이 염증이 치통이나 우울증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