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코리아 2016’이 지난 1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주최측에서 홍보하는 갖가지 성과와 함께 만만치 않은 과제도 남긴 행사로 기록될 듯하다.

올해 바이오 코리아는 지난해 한미약품의 거대한 성과에 힘입어 차세대 국가 경제 성장동려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크나큰 기대를 등에 업고 출발했다. 전례없는 국무총리의 참석에 이은 ‘강력한 규제철폐’와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바이오특별위원회 설치 약속’ 등은 분명한 성과였다.

새로운 주제의 컨퍼런스와 트랙, 청년취업의 탈출구가 될 잡페어(Job Fair) 등은 주목을 받았지만 투자에 비해 실속이 없다는 혹평은 올해도 나왔다. 이번 행사 3일간 주최측은 관람객이 2만3천명에 달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이 숫자는 ‘허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참여업체와 관계자들 사이에서 중론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관람객이 전시장과 컨퍼런스측 방문객을 합해 1일 7000여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번 행사는 전시산업진흥회의 국제 인증을 받아 관람객수를 확인했기 때문에 충분히 믿을만한 수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참가업체들은 이 관람객 수치가 결코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말한다. 매년 수십개국에서 수백여개의 부스 참여를 해오고 있지만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 30일 첫날에도 주최측이 제공한 유료 입장객수는 외국인 포함 2300여명 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진흥원 관계자는 “당일 1만원의 입장권을 구입하고 들어온 관람객이 그 정도이며 사전신청자와 전시업체 관계자들, 컨퍼런스측 참여자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사전신청자수는 더 확인이 필요하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그리고 전시산업진흥회는 전시회장에 입장하는 관람객에 대해서만 확인하고 컨퍼런스측 참여자는 인증을 하지 않는다.

전시업체로 참여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되어 참가비 등을 지원받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며 “매년 참여하지만 내부적으로도 성과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정도.

실제로 전시업체에서 직접 상담을 받는 모습도 쉽지 찾아보기 어려웠고 심지어 몇몇 부스는 마지막날 행사에서는 긴 시간 자리를 비우는 모습도 보였다.

주최측이 밝히고 있는 비즈니스 포럼 혹은 미팅 등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주최측은 행사를 마치고 보도자료를 통해 모두 8건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체결된 수출계약은 대웅제약과 동화약품, 단 2건 뿐이고 나머지 6건은 수출을 위한 의향 확인인 MOU 체결이었다.

가장 큰 아쉬움, 부실했던 행사진행

지난 2013년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던 행사가 접근성을 이유로 서울 코엑스로 옮겨진 3년, 그러나 아직도 전반적인 행사 진행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코엑스 C, E홀과 컨퍼런스홀 300~325호 등등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전반적인 행사 동선이 매우 긴 편이었다. 정확한 안내책자 및 지도와 안내요원들은 필수적이었지만 행사 내내 관람객들이 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모습을 보였고 ‘PRESS’ 명찰을 패용한 기자들에게 길을 물어보는 촌극도 자주 벌어졌다. 게다가 안내 책자는 대부분이 영어로 작성되어 있어 내국인 관람객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첫 날 행사를 마치고 진행된 환영만찬(리셉션) 행사는 홍보가 부족해 예약했던 인원의 2/3밖에 채우지 못해 세금을 고스란히 날리기도 했다. 본지 확인결과 당초 코엑스 인근 예식홀에 마련한 리셉션은 최소보장인원을 300명으로 예약했기 때문에 300명분의 식비를 반드시 계산해야 한다. 그럼에도 리셉션 행사에는 행사 시작 전까지 150여명만이 자리를 지켰을 뿐이며 행사 마지막까지 최종 인원이 220여명에 불과했다. 이날 리셉션은 양식 코스 요리로 진행된 식사였으며 80여명 분의 식비 최소 500여만원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

이렇듯 보이는 성과보다 보이지 않은 실패가 더 크다는 지적을 받은 ‘바이오 코리아 2016’이었다. 이번 행사를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은 “관계당국이 관람객수와 잡페어 등의 성과를 침소봉대할 때가 아니며 더 이상 ‘보여주기’ 식 행사 대신 의미 있는 행사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을 일관되게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