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백혈병, 연부조직육종, 림프종 등을 치료하기 위한 항암요법에 건강보험 적용이 2월부터 확대된다. 보험 적용으로 기존 1000만원 이상이던 고가의 약들의 환자 1인당 약제 부담금이 100만원 이내로 크게 낮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은 암환자에 처방하는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 적용기준과 방법 세부사항을 2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먼저 전이성 췌장암에 대한 새로운 항암요법인 '젬시타빈+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병용요법(품명 아브락산주)에 보험이 적용된다. 췌장암은 주로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므로 생존율이 낮을뿐더러 치료제가 극히 제한돼 있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보험급여 필요성이 컸다. '아브락산주'는 당초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된 후 최근 췌장암 치료제로 확대됐지만 환자당 치료비가 연간 1314만원으로 높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사용이 어려웠다. 그러나 보험 적용으로 환자 1인당 약제비 부담이 연간 1314만원에서 64만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만성골수성 백혈병에 대한 '라도티닙'(품명 슈펙트캡슐)의 건강보험 적용도 확대된다. 기존에 라도티닙은 만성골수성 백혈병에 처방할 때 다른 항암제가 효과가 없을 경우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이번 조치로 처음 사용할 경우에도 적용된다.

일양약품이 국내 신약 18호로 개발한 라도티닙은 2세대 만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이번 조치로 환자 연간 부담이 1950만원 수준에서 97만원 정도로 줄어든다.

또한 연부조직육종에 대한 '젬시타빈+도세탁셀' 병용요법 및 비호지킨림프종의 일종인 변연부B세포림프종에 대한 '리툭시맙(품명 맙테라주) 병용요법'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들 요법은 심평원이 승인한 의료기관에서만 사용 가능한 허가범위 초과사용 약제였으며 '젬시타빈+도세탁셀' 병용요법 중 젬시타빈에 대해서는 환자가 약제비 전액을 부담했어야 했다.

심평원은 그동안 축적된 사용사례 등을 바탕으로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복지부는 건강보험을 적용토록 했다.

이에 '젬시타빈+도세탁셀' 및 '리툭시맙' 병용요법은 모든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젬시타빈'은 연간 약제비 부담이 160만원에서 23만원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신규항암제 '브렌툭시맙(제품명 애드세트리스주)'이 새로 건강보험에 등재됐고 비호지킨림프종 중 '전신역형성대세포림프종' 및 호지킨림프종 중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대상이 아니거나 실패한 환자'에 건강보험을 적용토록 했다. 비호지킨·호지킨림프종 환자는 연간 약 8000만원의 약제비 부담을 약 260만원으로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항암치료 부작용인 혈액학적 독성에 대한 예방약 '리페그필그라스팀(제품명 롱퀵스프리필드주)'도 새로 건강보험에 등재돼 1회 약제비 부담이 약 80만원에서 3만원으로 줄어든다.

심평원 관계자는 “췌장암같이 치료제가 부족하거나 만성골수성 백혈병이나 연부조직육종처럼 환자 수가 적어 지원 순위에서 밀릴 우려가 있는 암질환에 대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는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