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은 9일, 식약처에 의료기기 허용을 전면 재검토하고 사이비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한의원과 일부 병의원을 공개, 국민들의 안전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전국 300여 곳의 한의원과 일부 병의원에서 사용 중인 의료기기 'SCIO'(수입처 퀀텀헬스코리아)의 실상은 미국 FDA에서 2009년부터 의료사기에 해당하는 기기로 '자동압류조치(DWPE)' 제품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에 충격을 감출 수 없다며 식약처는 스키오를 '바이오피드백장치', 즉, 근육 이완이나, 재활 훈련, 긴장성 두통 조절 등에 사용되는 장치로 허가했지만, 수입업체와 이를 사용하는 의료인들은 ‘거의 모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키오를 파동치료, 에너지의학, 양자의학이라는 이름으로 홍보하면서 이를 이용해 류마티스, 자폐는 물론이고 암의 진단과 치료도 가능하며, 상당수의 한의원과 일부 병의원은 이 제품을 성장클리닉, 류마티스 치료는 물론이고 암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스키오는 윌리암 넬슨(William Nelson)이 1989년에 개발한 바이오 피드백 장비로, 알러지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 장비로 과대광고, 1996년 사기혐의로 기소당했을 뿐만 아니라, 2007년 미국 <시애틀 타임스(Seattle Times)>의 대대적 탐사보도 결과, 미국식약청에 의해서 이 장비는 판매가 중단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이 장비를 사용하여 사망에 이른 피해자들이 여러명 발생할 정도로 미국 내에서도 큰 문제가 되었던 사이비 장비가 우리나라에 이미 300여대 이상 수입되어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우려를 표했다.

의협은 “한의사들과 보완대체의학을 표방하는 일부 의사들이 현대과학을 가장한 사기 의료기기를 무분별하게 수입해 환자들에게 사용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수백여개의 한의원과 몇몇 대체의학의사들은 미국 FDA로부터 발견 즉시 압류조치를 받은 사이비의료기기를 이용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검사를 진행하고 추가 치료비까지 지불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식약처는 외국의 사이비의료기기를 수입 또는 허가하는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며, 기존에 허가된 기기들에 대해서도 전면 검토하고 사이비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한의원과 일부 병의원을 공개하여 국민들의 안전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