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삼성서울병원 등 Big5 대형병원 응급실 과밀화 지수는 평균 142.3%로 환자 쏠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내원한 환자의 주요 질병 순위는 1위가 암, 3위가 감기로 나타나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해야 할 상급병원 응급실이 암환자 입원대기용이나 경증환자 진료용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은 1일 “현재 우리나라 응급의료기관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의 3단계로 운영되고 있지만 기능을 중심으로 나뉜 것이 아니라 규모(시설·장비·인력)를 기준으로 나눠 응급실의 외형만 차이가 날 뿐, 기능은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면서 “실제 응급실 중증응급환자 비율은 권역센터가 평균 9.8%, 지역센터는 7.8%로, 응급실 종별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 각 응급의료기관별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응급환자의 진료라는 똑같은 업무를 명시하고 있을 뿐, 제도상 대형병원 응급실이 중증 응급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적 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라며 “현재 응급실을 운영하면 건강보험 수가로 받는 응급의료관리료는 환자의 중증도에 상관없이 환자 수를 기준으로 받게 돼 있어, 이른바 박리다매를 추구하는 것이 유리한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중증환자를 담당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전국 20개에 불과하고, 중소규모 응급실만 난립하는 것도 문제”라며 “심지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한명도 없는 지역응급센터도 9곳이나 되는 등 응급의학 전문의가 적정하게 배치되지 못하고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기관이 많은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상급응급센터는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하는데 집중하고, 지역응급센터는 경증환자를 진료하는 한편, 중증환자는 신속하게 상급응급센터로 전원할 수 있는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면서 “특히 응급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병원의 수익구조에 불리하지 않도록 건강보험 수가체계 등 경제적 유인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