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은 51조936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7%증가한 역대 최대의 복지예산 편성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국가지출 항목을 지방정부 부담으로 떠넘기고 복지축소를 야기하는 잔여적 반(反) 복지예산”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2015년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안)에 대해 기초보장, 보육, 아동 청소년복지, 노인복지, 보건의료 등 5개 영역에 대한 예산분석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정부는 역대 최대의 복지예산을 편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예산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 의무지출예산의 자연증가와 기금성 예산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할 무상보육과 기초연금의 자연증가분을 지방정부에 전가하고 있어 오히려 축소 편성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예산의 경우, 정부가 발표한 부양의무자 완화로 인한 12만 명의 수급자수 증가분을 예산에 전혀 반영하지 않은 “예산맞춤형 재량급여”로 오히려 후퇴했으며 의료급여의 경우 수급자 수 증가 및 의료급여 경상보조비 증가율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육예산은 작년 예산 대비 7.7% 감소한 것으로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할 3~5세 누리과정 보육료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전가, 소모적인 예산논쟁을 통한 복지 후퇴를 가져올 것이며,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예산은 기자재 단가 조정으로 오히려 축소해 국공립 어린이집의 부실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동 청소년예산의 경우 전체 보건복지예산의 0.46%에 불과해 아동복지의 요구 및 권리를 증진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며 요보호아동에 대한 지원은 중앙정부의 일반회계가 아닌 복권기금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전가하고 있으며 변동없거나 축소되는 경향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37.5% 증가한 노인복지예산은 기초연금의 전면 확대로 인한 의무지출예산의 증가 등 자연증가분이 대부분이며 노인복지 서비스 및 일자리 사업 개선을 위한 실질적 예산증액 편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예산의 경우 건강보험가입자 국고지원예산은 과소추계하면서, 원격의료 기반조성, 해외환자유치, 줄기세포연구, 뷰티산업선진화 등 효과 및 국민건강관련성이 의심스러운 보건산업 육성에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2015년 보건복지부 소관 지출예산은 정부의 약속 및 의무지출 증가분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책임회피와 재정 떠넘기기가 반영된 예산으로 복지축소와 사업파행을 야기하는 반복지적 예산”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