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대를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관련,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의뢰한 대다수 법률전문가들이 의료법의 위임범위를 일탈,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시행규칙(안)이라고 결론을 내린 만큼 반드시 입법예고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병원의 경영난을 타개함으로써 진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명목으로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발표하고, 지난 6월 11일 의료법시행규칙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숙박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건물임대업 등을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위임범위 일탈여부에 대해 법률전문가에게 자문을 의뢰했다.

의협은 “국회입법조사처 자문결과에 따르면, 의료법 제49조 제1항 제7호 후단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료법인 부대사업의 범위는 본래적으로 수행하는 의료업의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 비영리사업의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며 “그러나 숙박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건물임대업 등은 본래적으로 수행하는 의료업의 범위를 뛰어넘기 때문에, 이들을 부대사업으로 정한 시행규칙은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이어 “입법예고된 의료법시행규칙(안)이 위법하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공식적인 검토의견이 존재하고 또 대다수 법률전문가들이 부대사업을 통해 의료법인이 영리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판단한 만큼, 의료기관 영리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회 입법개정을 통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논의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또 “정부의 의료법인 영리화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의학교육과 수련에 직접 몸담고 있는 의대교수들은 의료영리화가 미치게 될 부작용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선언문을 발표한 만큼 정부는 이러한 목소리들을 잘 귀담아 듣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회입법조사처를 비롯해 여러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이 의료법시행규칙(안)이 위법하다는 것이므로 향후 입법예고된 의료법시행규칙이 시행되더라도 사후적 통제를 통해 위법, 무효라는 결론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므로 보건복지부 스스로 입법예고를 철회하는 것이 법치주의 행정에 적합하고 법질서의 혼란을 막는 길이다”고 밝혔다.

의협 신현영 홍보이사는 “만약 입법예고대로 시행된다면 의료기관이 외부자본에 예속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만큼, 정부는 의료업의 범위를 벗어나는 영리 부대사업의 확대를 통한 편법적인 수익추구를 유도할 것이 아니라, 원가 이하의 수가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