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피부과학회 은희철 회장

가벼운 질환으로 알려진 ‘손 피부병’이 우울증, 수면장애 등 심각한 심리질환은 물론, 직업 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피부과학회(회장 은희철)는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 피부병’ 질환 인식과 치료 현황을 조사한 대국민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5개 병원 피부과를 내원한 ‘손 피부병’ 환자와 온라인 내 일반인 총 19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환자 67%는 손 피부병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과 불이익을 받고 있었으며, 이 중 63%는 직업과 관련된 활동 시 대인관계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14%는 ‘손 피부병이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으며, 5%는 직업을 바꾸거나 그만둔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손 피부병’으로 우울증, 수면장애 등을 경험한 환자도 47%로 조사됐다.

반면, 손 피부병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고, 진단 이후에도 환자들이 치료와 관리에 적극적이지 않아 인식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손 피부병’의 만성화가 피부가 두꺼워지는 태선화, 대인기피로 인한 우울증 등을 동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답변했으며, 63%는 발병 요인을 피하는 방법을 잘 모르거나 귀찮아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인구의 약 10%는 평생 적어도 한 번 이상 손 피부병을 경험하며, 인구의 약 5%는 항상 손 피부병을 앓고 있다”며 “이 같은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 부족과 자가진단 및 치료, 관리 소홀로 인한 재발 등의 이유로 긴 유병기간을 거칠 수 있고 심지어 또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피부과학회 은희철 회장은 “주부습진이라는 별칭에서 느껴지듯, 손 피부병은 일반인들에게 매우 흔하고, 가벼운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방치 시 쉽게 만성화 되어 장기간 고통 받을 뿐 만 아니라 직업 활동까지 영향을 주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반드시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손 부위는 아토피, 건선 등 난치성 전신 피부질환이 쉽게 발생하는 부위로, 작은 이상 징후도 피부건강의 SOS 신호로 여기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피부병’은 접촉피부염(자극접촉피부염 및 알레르기접촉피부염), 아토피피부염, 한포진, 건선, 수부백선(무좀) 등을 포함해 손 부위에 발생하는 피부 질환을 통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