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까지 시행 유예 중인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1원 낙찰 양산 등 각종 폐해와 함께 리베이트 쌍벌제와 배치되는 법률적 문제 등이 심각한 만큼 폐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는 2일, 제15차 이사장단 회의를 열고 시장형 실거래가제에 대한 이 같은 입장을 정리, 향후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요양기관 인센티브 대형기관에 집중 △약가 마진 인정이 투약 늘리는 동기로 작용 △동일 의약품 투약에도 요양기관 환자 본인부담 약제비 천차만별 등이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제도 시행기간동안 1원 낙찰 품목은 2515개로, 전년대비 47.5%급증하고 1원 낙찰 참여 제약회사도 크게 늘어나는 등 의약품 유통투명화에 기여하기보다는 시행착오만을 거듭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수천여 종류의 의약품에 대해 정기적으로 요양기관별 실거래가격을 관리하는 과중한 업무 부담을 안고 있는 데다 과도한 행정비용을 소모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특히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법률적 측면에서도 제약회사와 도매상이 판매촉진 목적으로 제공하는 약가마진 중 70%에 상응하는 이익을 종합병원 등 요양기관들이 취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은 음성적 리베이트를 합법화하는 것으로 ‘리베이트 쌍벌제’와 정면 배치된다고 진단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약가거품 제거와 보험재정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이 제도가 2012년 4월 일괄 약가인하조치로 인해 2조원에 가까운 약가인하 결과를 초래했고 앞으로 매년 2조원대의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존치할 명분과 이유가 사라졌다”면서 “그런데도 정부가 내년부터 다시 제도를 시행한다면 유통질서 문란 등 각종 폐해를 양산하는 동시에 정부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사용량-약가 연동 인하제도 개편안에서 약제 사용량 증가액이 전년대비 절대금액으로 50억원 이상이면서 증가율이 10%이상인 약제로 제시한 것에 대해 제약업계는 결코 동의한 바 없다”면서 “이 같은 개편안은 말로는 글로벌 제약사를 육성지원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 싹을 자르는 조치”라고 비판했다.